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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 백 (만화를 좋아하는 두 소녀의 우정과 성장 그리고 이별)

by crave100 2025. 5. 6.

 

 

 

 

 

1. 만화를 좋아하는 두 소녀의 만남

 

 

 

비주얼이 너무 귀엽고 감성적인 애니메이션 영화를 가져와봤습니다. 바로 '룩 백(Look Back)'입니다. 이 영화는 체인소 맨과 파이어 펀치의 작가로 유명한 후지모토 타츠키의 2021년작 단편 만화 룩 백을 원작으로 하는 2024년작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감독은 오시야마 키요타카입니다. 후지노 역은 카와이 유미, 쿄모토 역은 요시다 미즈키가 성우입니다. 이 영화는 '그림'을 매개로 연결된 두 소녀의 성장, 우정, 그리고 상실을 다룬 감성적인 이야기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후지노는 학급 신문에서 만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사이에서 만화를 잘 그린다고 꽤 인기가 있고 본인도 만화가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같은 반 친구이지만 등교를 하지 않는 학생 쿄모토의 만화가 학급 신문에 함께 실리게 되고 후지노는 충격을 봤습니다. 쿄모토의 그림 실력이 본인과 차이나게 월등했던 것입니다. 이를 본 친구들의 반응도 쿄모토 쪽으로 기울게 되었습니다. 질투와 열등감으로 인해 후지노는 만화를 그만두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나 쿄모토에게 졸업장을 가져다 달라는 교사의 부탁으로 쿄모토의 집을 방문하게 되고, 두 사람은 처음 만나게 됩니다. 쿄모토는 심한 대인기피증으로 인해 집에서만 생활했지만 후지노와의 만남으로 인해 조금씩 밖으로 나와 생활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곧 친구가 되어 함께 만화를 그립니다. 시간이 흘러 중학생이 된 두 사람은 '아즈후지'라는 이름으로 공동 필명을 정하고, 함께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만화가 인정받기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만화가 눈에 띄기 시작하던 찰나 쿄모토는 미술을 조금 더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미술학교를 진학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후지노도 쿄모토의 선택을 존중하기 위해 혼자 만화를 이어가며 각자의 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그러던 중, 뉴스에서 충격적인 사건을 접하게 됩니다. 쿄모토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후지노는 큰 슬픔과 충격에 빠지고, 과거 쿄모토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죄책감과 후회에 시달립니다. 후지노는 쿄모노와 함깨했던 시간을 되새기며, 다시 펜을 잡을 용기를 얻게 됩니다. 

 

 

 

2. 서로의 등을 바라보며 성장하는 이야기

 

 

 

'룩 백'은 제목처럼 서로의 '등'을 바라보는 내용입니다. 한 명은 연출실력은 뛰어나지만 그림이 조금 부족하고, 다른 한 명은 그림 실력은 출중하지만 만화적 감각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그 둘은 서로를 만나 본인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질투나 열등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고 서로의 부족한 점을 서로가 채워주면서 성장하는 데 집중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미지를 '등'을 통해 보여줍니다. 자리에 앉아 묵묵히 노력하는 서로의 등을 바라보며 그들은 성장합니다. 그래서인지 책상에 앉아있는 등의 모습을 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후지노가 쿄모토를 처음 만난 후 달려가는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후지노는 쿄모토를 만나 당황했지만 쿄모토가 후지노 만화의 팬이라는 고백을 하자 후지노는 그 말을 듣고 너무 기뻐서 날아갈 듯 달려갑니다. 그 벅찬 감정을 달려가는 모습과 표정으로 담아낸 애니메이션의 장면이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본인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할지라도 그 한 사람의 기대가 나에게 큰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원동력이 나 스스로를 지키고 살아내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3. 영화에 얽힌 실제 사건

 

 

'룩 백'에는 쿄토 애니메이션 사건에 대한 헌정작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작가 스스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공개일이 교토 애니메이션 제1스튜디오 방화 사건 2주기이고, 묻지마 살인마의 비슷한 대사 등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교토 애니메이션 사건은 2019년에 일어난 사건으로 교토 애니메이션 제1스튜디오가 전소되고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입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애니메이션 창작자가 살해 협박을 받다가 단체 살해당한 사건이자 일본에서 방화로 가장 많은 사람이 죽은 사건입니다. 그는 애니메이터들이 본인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주장했지만 그런 사실은 없었으며 일방적인 테러로 판명이 났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쿄모토의 죽음이 뜬금없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이런 사건이 있었음을 뒤늦게 알고 원작자의 의도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이것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사람은 죽어도 그와 함께한 추억은 없어지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후지노는 쿄모토의 죽음에 대해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을 자책합니다. 그렇지만 후지노는 쿄모토에게 고마운 사람이었습니다. 본인을 세상 밖으로 이끌어주어 본인이 원하는 꿈을 펼칠 수 있게 해주었고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주었습니다. 우리도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소중한 사람을 만납니다. 그리고 그들과 갑작스러운 이별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후회없는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평생 곁에 있을 것만 같았지만 그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더 많이 표현하고 더 자주 함께하고 더 좋은 시간을 보내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두 소녀의 우정에 대해 깊은 감동을 준 영화 '룩 백'이었습니다.

 

 

 

총평: ★ ★ ★ ★ ☆  4.0   미워하다가도 소중한 인연, 그리고 성장하는 우리